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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의 잔해-박범신
버스가 지나는 도로변에서 8킬로나 산 속으로 떨어져 있는 재실(재실)속의 석진 오빠는 언제나 음산하게 가라앉아 있었다. 색 바랜 작업복을 걸치고 초저녁부터 이즐 앞에서 움직이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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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동규(시인)
비평가=우선 김현승씨의 『가상』(월간문학)부터 이야기하기로 하죠. 근래 이분의 시는 너무 틀에 얽매어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. 모든 시가 다 그만하게 옷과 화장을 갖추고 있어서 관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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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도『여류』가 상위에
71년의 출판계는 거듭 되 온 불황으로 뚜렷한 질적 향상을 보지 못했다. 그러나 올해의 출판 종 수는 2천5백26종(11윌 말까지)으로 작년의 같은 기간보다 3백45종이 늘어났으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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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의 「블라우스」
초가을 바람과 함께 긴소매 「블라우스」의 철이 오고있다. 다른 때는 「블라우스」가 독립된 옷으로 입혀지기 힘들지만 앞으로의 한두 달은 「블라우스」만이 가진 멋을 가장 효과적으로 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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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180)|방송 50년(9)|이덕근
경성방송국은 l935년쯤에 이르러 요람기를 벗어나게 된다. 부산방송국 등 지방 국이 생김에 따라서 아나운서의 교류도 있게 됐다. 이해에 편성을 보아 오던 이하윤씨는 컬럼비아·레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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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슬 「백」 만들기
5천원 이상을 줘야 사는 구슬 「백」은 사실 평상시에는 들 수가 없으므로 실용적이 못 된다. 가끔 색다른 모임이나 저녁 나들이에 분위기를 돋우는 장신구인 만큼 독특한 것, 아무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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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『잊혀진 여인』전계현양
10년 동안 영화에서 조연만을 맡아온 전계현양(30)이 새 영화 『잊혀진 여인』(정소영 감독)에서 주연을 맡아, 우리 영화계에선 처음 있는 「조연출신주역」이란 점에서 주목을 끌고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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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성자 여사「파리」개인전 동양에의 향수
무지개 빛 색깔로 수놓은 여류화가 이성자 여사의 개인전이 미술의 도사「파리」서 열려 인기를 모으고 있다. 1951년에 도불이래「파리」「칸느」「튜리히」「바젤」등 「유럽」각지서 여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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회귀(1) - 조문진
노파는 푹신한 소파에 파묻혀 있다. 그 모습은 앉아 있다기보다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느낌을 준다. 마치 갓난아기를 보에 잘 싸논 것처럼 노파는 오늘따라 작아 보인다. 늙으면 먹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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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정 심는 나날을… 「퍼스트레이디」의 소망
엷은「핑크」빛을 기조로 단아하게 꾸며진 접견실에 「퍼스트레이디」는 하얀 치마저고리로 기품 속에 서 있었다. 그 기품에 눌려 상냥하게 권함을 받으면서도 선뜻 의자에 앉아지지가 않는데